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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에세이

조선화가의 그림같은 삶 - 그리메 그린다


조선화가의 그림같은 삶 - 그리메 그린다


그리메 그린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림과 삶, 그리메(그림자)를 주제로 15명의 조선 화가들의 이야기를 그린책입니다. 저자 전경일은 그림을 생업으로 삼은 조선 화가들의 옛 그림을 보면서 그들 삶의 흔적을 더듬어 내는데요. 그림이란 무엇이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뿐만 아니라 김홍도, 김영국, 윤두서, 심사정 신윤복 등 붓으로 인생을 휘적이다 간 조선 화가들의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김홍도나 신윤복 등 유명한 조선화가들을 보면 그들의 그림은 잘 알려져 있을뿐, 그들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그들의 스승은 누구이며, 어떻게 그림을 그렸는지 등 화가의 인생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그림만 우리에게 남겨져 기억되고 있을뿐이지요. 그래서 그들의 인생에 대해서 궁금증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필자는 미술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화가들이 삶과 이야기를 다룬 책은 많이 없지요. 그래서 이 책이 무척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화가들마다 다양한 삶과 다양한 체취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화가 김홍도에 대한 이야기가 1부에서 소개되고 있는데, 여러 분야에 걸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한 김홍도가 수많은 명작의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이유는 제자 김홍도의 모든 그림에 평을 내려준 스승 강세황의 영향이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림 하나하나에 자신이 느낀 감정과 문제점을 그대로 평해주고, 그것을 고쳐감으로써 김홍도는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김홍도가 천재화가였고, 누구의 가르침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도 어느 화가처럼 그림을 누군가로부터 배우고 스스로 노력하에 점점 발전해왔다는 것입니다.


조선 화가들의 그림 같은 삶은 현재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었으며, 그들의 작품을 통해서 곧 그들의 삶으로 우리의 삶을 비춰볼 수도 있었습니다. 삶의 결은 각기 다르지만, 조선화가들의 붓으로 전하는 목소리는 시대를 초월해 오늘에도 생생하게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한문이 많이 나오고, 군데군데 모르는 단어가 있었지만, 이것 역시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똑같은 그림을 보더라도 그림에 가지고 있는 삶과 철학은 모두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림 속에 숨겨져 있는 진정한 의미를 느낀다면, 처음 볼 때와 다른 느낌으로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메 그린다는 저자의 세상을 읽는 힘과 경륜을 통하여 옛 조선화가들의 그림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