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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소설

오쿠다 히데오 장편소설 - 소문의 여자

오쿠다 히데오 장편소설 - 소문의 여자

필자는 개인적으로 일본 소설가 중에서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무척 좋아합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대표작이라고 한다면, 공중그네라는 작품과 영화로도 만들어진 남쪽으로 튀어, 오 해피데이 등의 작품이지요.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모두 읽었는데,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은 유쾌하게 현실을 찔러주는 맛이 있어서 좋아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발간된 <소문의 여자>라는 오쿠다 히데오의 범죄 스릴러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요. 너무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그동안 유머러스한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과 다르게 최초로 선보인 범죄 스릴러입니다. 한 여자를 둘러싼 소문을 통해서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을 유쾌하게 그려낸 오쿠다 히데오식 범죄 스릴러이지요. 10편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에피소드마다 다른 화자의 시각으로 한 여자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나온 이야기가 다음 이야기에 교묘하게 얽혀 들어가며 여자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소문의 여자라는 제목처럼 한 작은 도시에 온갖 소문이 무성한 여자가 등장합니다. 미유키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여자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관심의 대상이 되며 은밀한 소문으로 입에 오르내리게 됩니다.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마성의 그녀는 남자들에게는 섹스어필을 하고 그런 미유키를 바라보는 여자들은 그녀에게 질투심을 느끼고 나쁜 소문을 퍼뜨리게 됩니다.

그녀를 알고 있었던 사람들은 그녀가 고등학교때만 하더라도 지극히 평범하고, 수수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서 잘 눈에 띄지 않았지만 미유키가 대학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외모를 가꾸고, 이미지를 변신하면서 소문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직장도 여기저기 바꿔가며, 남자들도 수시로 바꾸면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게 됩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손님을 유혹하기도 하고, 아버지뻘 되는 남자의 후처가 되고, 고급 클럽의 마담으로 변신을 하는 등 다양한 소문이 떠돌지만, 그녀의 실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그녀와 관련한 남자들이 몇 년에 걸쳐서 연이어 죽는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열 개의 퍼즐이 모두 맞춰지는 순간. 그녀의 행방은 묘연해지고, 그녀는 신기루처럼 사람들의 주위에서 사라지고 맙니다.


책는 동안 나는 그녀에게 동화되어, 그녀가 저지르는 일들이 너무나 짜릿하고 통쾌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녀의 팜므파탈 매력을 응원해주고 싶을 정도였지요. 소문의 여자인 미유키의 계속되는 악행이 처음에는 시원하고, 나중에는 뭔가 엄청난 반전이 있지는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끝이 약간은 허무했다는 것이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오쿠다 히데오식의 소설이고 매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소문의 여자>라는 책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여성분들이라면 주인공 미유키에 동화되어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