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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브릿지 연재

로미오와 줄리엣 그들의 사랑 - 권오숙(인문학 브릿지)


로미오와 줄리엣 그들의 사랑 - 권오숙(인문학 브릿지)


서로 원수인 가문에서 태어난 로미오와 줄리엣이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대사와 극적 효과로 많은 칭송을 받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지요. 로미오와 줄리엣은 연극으로 공연된 이래 영화, 뮤지컬, 오페라, 드라마 등 다양한 형식으로 변형되어 배포되고 있습니다.

마인드브릿지 어플을 통하여 '로미오와 줄리엣 그들의 사랑'이라는 주제로 인문학 동영상 강의가 있길래, 흥미를 가지고 보게 되었습니다. 마인드브릿지 어플 소개<링크>


로미오와 줄리엣 비극의 특징와 이 작품이 전하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 그들의 사랑


1-1 운명이 갈라놓은 연인
셰익스피어 초기의 비극인 로미오와 줄리엣은 후기의 4대 비극과는 달리 환경적, 운명적 요인에 의해서 비극이 발생했기 때문에 운명이 부른 비극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를 잡았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심오한 철학적 명상, 내적면 갈등이 두드러지거나 깊이 있게 파헤쳐 지는 것이 다소 적으며, 초기 습작기의 특징들이 보이며, 대사도 군더더기가 많고 장황한 느낌마저 들고 있지요. 셰익스피어의 습작기의 작품이기 때문에 이런 특징이 나타나며, 인간의 내면적인 요인에 의한 비극이 다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엇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탈리아의 베로나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소설입니다. 이탈리아 소설가 마테오 반델로의 작품을 아서 브루크가 번역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화'라는 책을 셰익스피어가 읽고 일부 수정을 해서 극을 썼다고 하는데요. 초기 비극이기 때문에 4대 비극과 다르게 타고난 환경과 운명의 장난에 의해서 비극에 빠지는 운명 비극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나요? 원수의 자식들의 사랑이야기, 운명이 갈라 놓은 연인 등의 단어가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에서는 무척 인상적인 대사가 많이 있는데요. 서로를 갈망하며, 가문의 원수. 이 때문에 비극적인 운명의 연인이라는 대명사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로미오, 로미오! 어찌하여 그대는 로미오인가요? 아버지를 부정하고, 그 이름을 버리세요. 아니면 절 사랑한다고 맹세만이라도 해주세요. 그러면 제가 캐플랫이라는 성을 버리겠어요~ 이런 대사를 통하여 줄리엣이 상당히 도전적이며, 능동적인 여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것이 줄리엣의 이런 다른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하빈다. 지고지순하지만은 않다고 말이죠.


1-2 죽음을 불사한 사랑
셰익스피어의 또 다른 작품 한여름밤의 꿈(희극)과 로미오와 줄리엣(비극)은 공통분모가 많이 있지만, 한여름밤의 꿈은 희극으로 끝나고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으로 끝난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이야기는 죽음까지 불사한 열렬한 사랑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으나 이들의 사랑은 7일간의 짧은 사랑이야기입니다. 아서 브루크가 번역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화' 원작에는 9개월 간의 사랑이었으나 셰익스피어는 7일간의 사랑으로 압축하면서 사랑의 불 같은 성질을 극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고지순한 숙명적 사랑과 가벼운 성적 농담이 공존하는 세계가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지요. 알고보면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는 성적 은유가 강한 대사가 많이 있는데요. 한 마디로 지고지순한 사랑과 성적은유가 강한 농담이 함께 공존하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3 로미오와 줄리엣의 영향력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 있으면, 원수 가문의 사랑이야기가 가끔은 현실성이 없다고 느껴지면서 서로 얼마나 사랑하기에 모든 사람들이 반대하는 사랑을 이어가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줄리엣만 보더라도 잘 알 수 있는데요. 줄리엣의 아버지도 가부장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줄리엣 역시 아버지를 향한 반항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심리학 효과 중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라는 것도 있다고 하지요. 부모의 반대나 주의의 장애가 그 사랑을 더 깊게 하는 효과를 낸다는 심리학적인 용어입니다.


1911년 로미오와 줄리엣의 영화가 만들어진 후, 가장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라고 한다면, 1996년 개봉하여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클레이 데인즈가 출연하여 현대적인 배경으로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영화뿐만 아니라 미국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뮤지컬이지요. 이처럼 현대 문화속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많이 녹아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서 셰익스피어라는 작가가 얼마나 대단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1-4 명화 속의 로미오와 줄리엣
명화 속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로미오가 독약을 마시기 직전 줄리엣을 바라보며 하는 말. 즉 줄리엣이 48시간이 지나서 깨어날때가 되어 가고 있는 찰라에 로미오는 이런 말을 한다. '아 사랑하는 줄리엣, 그대는 어째서 아직도 그리 아름다운가? 혹시 실체가 없는 죽음의 신조차도 당신에게 반해서 그 바싹 말라 혐오스런 괴물딱지가 당신을 이 어둠 속에 가둬두고 정부를 삼자는게 아닌가? 그게 걱정이 되어서 난 당신과 함께 이곳에 남아 이 컴컴한 밤의 궁전을 절대 떠나지 않으리라.(5막 3장 101-8) 로미오와 줄리엣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함께 할 수 없다면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지요.


대사로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파헤쳐 보았다면 강의 후반부에 가서는 해당 극이 그림으로 그려진 것에 대해서 설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그림이 있을 것입니다. 서로를 갈구하면서 손을 뻗는 모습, 이별 모습. 이 모습은 많은 화가들에 의해서 그려지기도 했는데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그림들이 있으니,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다면 이런 그림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이야기인것처럼 착각을 하게 만들었지만, 요약본이 아닌 실제의 셰익스피어의 원전을 읽어 보면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이야기를 많이 담고 있다고 합니다. 페트라르카풍의 시구들이 많이 녹아져 있다고 하는데요. 필자 역시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영화나 요약된 책을 읽어보기는 했지만, 우리에게 전해진 그런 이야기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이 강의를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셰익스피어라는 작가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대중적인 작가이고, 야한 작가(에로티시즘)라는 것을 말이죠. 이번 강의를 듣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셰익스피어의 원전을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떤 모습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