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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소설

막장 가족이 그려내는 사랑 이야기!


막장 가족이 그려내는 사랑 이야기! - 고령화 가족

설 연휴 때문에 며칠간 책을 읽지 못했습니다. 역시 연휴에는 너무 바쁜 것 같네요. 오늘은 독특하고 재미있는 소설로 사랑받고 있는 천명관의 장편 소설 '고령화 가족'이라는 책을 소개할까 합니다. 만약 따뜻한 감동과 사랑이야기의 장편 소설을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헌신적인 가족애를 그린 소설을 기대했던 사람도 이 책을 권해주고 싶지 않습니다. 이 책은 유쾌하면서도 우리네 삶의 정곡을 집어내는 독특한 가족사를 그려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우리는 막장! 막장! 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막장 드라마, 막장 사랑 등 어쩌면, 고령화 가족은 막장 가족 이야기를 그려낸 책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주인공은 '나'  오인모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둘째 48세 오인모는 영화감독을 하겠다며, 난리를 치다가 결국 투자자들로부터 10억을 받아 영화를 한 편 만들기는 했지만, 쫄딱 망하고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버립니다. 그 사이에 그녀의 아내도 도망가버립니다. 결국, 갈곳 없는 인모는 엄마 집에 눌러 앉게 됩니다. 인모에게도 형이 있습니다. 52세의 큰형 오함마는 전과 5범에 강간과 폭력 등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죄로 교도소를 들락거리다가 결국에는 엄마 집에 눌러앉게 됩니다.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캐릭터로 실제 존재하면 큰일 날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인모의 동생 오미연이 있습니다. 미연은 첫 번째 결혼을 한 후 바람을 한 번 피우다 남편에게 걸려서 이혼 당하고, 바람피운 남자와 두 번째 결혼했지만, 또 바람을 피우다 이혼을 두 번이나 당한 황당한 인물입니다. 결국에는 중학생 딸과 함께 엄마 집에 눌러앉게 되지요.

마지막으로 이런 보잘것없는 가족을 보살피는 엄마가 있습니다. 그 엄마는 자식들의 죄가 모두 자신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오로지 자식의 행복만 빌면서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반전이 있는데 자식에게만 그렇게 헌신할 것만 같았던 어머니 역시 그 무엇보다 사랑을 갈망하는 여자라는 것입니다. 엄마는 항상 못난 자식들을 위하여 삼겹살 파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위 인물들을 살펴봐도 오인모 가족이 얼마나 독특한 가족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게 말해서 독특한 가족이지, 사실 멀쩡한 사람이 하나도 없는 막장 가족이라고 할 수 있지요. 가족의 평균 나이는 49세. 우리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고령화 가족. 이처럼 화려한 전력을 가진 삼 남매와 엄마, 버르장머리 조카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그렇게 흥미진진할 수 없습니다. 현실에서 우리가 비켜나가야 할 인물이고 절대 배워서는 안되는 일들만 가득한 가족 이야기입니다.

필자는 아마 고령화 가족을 통하여 대리 만족을 느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항상 올바르게만 살아가기를 바라고 원하지만, 한 편으로는 이런 막장 인생을 갈망하는 본능 때문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이들에게도 사랑은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똑똑한 동생을 위하여 교도소를 대신 가고, 가족을 위하여 자신의 몸을 팔아서 베풀어주고... 일반 사람들이 나눠주는 사랑의 방식과 조금 다르지만, 이런 막장 가족에게도 그들만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막장 가족이라는 겉모습 뒤에 그들 나름대로 서로 사랑하고 보살피는 방법을 찾아 생활하고 있었던 것이기 때문입니다. 엄마가 항상 삼겹살 파티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아마 가족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모든 가족들의 모습은 TV에서 보는 것처럼 행복할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하루하루 웃으며 살아가는 행복한 이들보다 힘들고 불행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필자는 책을 보고 난 후, 나는 왜 이렇게 불행해? 우리 집은 남들과 왜 이렇게 달라? 라는 생각을 했던 어린 시절이 너무나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현재 자신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사랑을 전할 방법이 있으며, 베풀 방법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

'고령화 가족'을 통하여 하루하루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족을 되돌아 보게 되었으며, 형제간의 따뜻한 우애와 가족 서로에 대한 걱정과 배려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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