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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소설

체 게바라를 떠올리게 만든 책 - 빛은 내 이름


체 게바라를 떠올리게 만든 책 - 빛은 내 이름

'빛은 내 이름'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 군부 독재에 희생당한 실종자들과 그 2세들의 이야기를 그린 책으로 국제 엠네스티 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엘사 오소리오로 아르헨티나 출신의 문학작가 입니다. 그런데 이 책이 특이한 점은 아르헨티나 작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책이지만, 정작 책은 스페인에서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책의 내용이 아르헨티나 정치적 사건을 토대로 하여 쓴 작품이라서 아르헨티나에서 출간이 금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중심은 루스라는 아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루스의 어머니는 아르헨티나 정권을 주도하고 있는 군부 독재에 반발한 대학생 릴리아나로 그녀는 군부 독재에 반발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그런데 그녀는 임신한 상태였고, 결국에는 감옥에서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릴리아나가 감옥에서 낳은 아이의 이름이 루스입니다.


그런데 루스는 태어나자마자 아르헨티나 직업군인 상사 피티오티에게 빼앗기고 맙니다. 피티오티가 미리암이라는 여성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미리암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었지만, 항상 아이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연인인 피티오티상사에게 아이를 구해오라고 요구를 하지요. 미리암은 자신이 품고 사랑할 수 있는 아이만 원하는 마음이 지친 창녀일 뿐 명성과 돈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피티오티는 릴리아나에게 루스를 빼앗고 출생증명서를 위조하여 자신과 미리암 사이에 낳은 딸로 만들어버립니다.


루스는 피티오티와 미리암 사이의 자식으로 성장해나갈 운명에 처했지만, 또 한 번 자신의 운명이 바뀌는 일을 겪게 됩니다. 바로 피티오티의 상관인 두파우 중령의 손녀로 둔갑하게 돼버린 것이지요. 루스가 태어난 시기에 두파우 중령의 딸이 아이를 낳게 됩니다. 하지만,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사망을 하게 되고, 두파우 중령은 아이를 잃은 슬픔에 충격을 받을 딸아이를 위하여 갓난아이를 구해줍니다. 그 아이가 바로 루스였고, 피티오티와 미리암 사이의 딸이 두파우 중령의 손녀로 둔갑하게 돼버렸습니다. 그리고 루스의 친엄마 릴리아나는 살해되게 되지요. 피티오티는 두파우 중령의 심복으로 그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고, 릴리아나에게 빼앗은 루스를 두파우 중령에게 줘버렸던 것입니다.


루스는 두파우 중령의 손녀로 성장기를 보내게 되지만, 스무 살이 넘어서 자신의 부모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를 찾기러 마음을 먹고, 스페인 마드리드로 떠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게 됩니다. 루스가 스페인으로 떠날 때는 혼자가 아닌 자신의 남편 그리고 아이가 함께하게 되지요.

루스가 자신의 친아버지를 찾는다는 것은 정말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알고 있는 것은 까롤로스라는 이름뿐. 오직 아버지를 찾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스페인으로 떠나게 된 것이죠. 그리고 결국에는 부녀는 극적으로 만나게 되고, 과거의 진실이 하나씩 뚜렷이 밝혀지기 시작합니다.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수레바퀴가 돌고, 루스는 그 운명에 맞추어 살아가게 됩니다. 책을 읽고 정확한 주제를 파악하기는 어려웠지만, 아르헨티나 군부정권, 독재 그리고 납치와 살인이라는 어두운 현실 등 다양한 키워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루스가 성인이 되고 자신의 자아를 찾기 위하여 노력하는 과정을 빠른 전개와 함께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빛은 내 이름이라는 책의 제목처럼, 루스가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기 위해서 살아가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군부정권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체 게바라입니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군부정권을 배경으로 시작된 책의 앞부분을 읽으면서 체 게바라가 자연스럽게 생각났습니다. 체 게바라는 후안 페론의 독재정권하에 있던 아르헨티나를 떠나 남미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사회주의에 눈을 뜨고 반정부혁명을 시작하게 되지요.

아르헨티나 군부정권에 의하여 삶이 바뀐 루스의 운명같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과거 군부정권과 독재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아르헨티나를 떠올리면 체 게바라가 아니라 이 책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네요. 일본 문학소설을 즐겨 읽던 필자에게 충격적이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전해준 빛은 내 이름을 통하여 새로운 문학세계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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