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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브릿지 연재

마이클 샌델의 정의와 법


마이클 샌델의 정의와 법

정의 (正義; Justice)란 무엇일까? 백과사전에 소개되어 있는 정의를 보면, 사회를 구성하고 유지하기 위해 사회 구성원들이 공정하고 올바른 상태를 추구해야 한다는 가치로, 대부분의 법이 포함하는 이념이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필자는 정의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바로 마이클 샌델(Michael J. Sandel)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만 150만부가 넘게 팔리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정의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100만부를 넘긴 책은 손에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드문 일인데, 우리나라에서만 150만 부 이상을 판매했다는 것에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 후, 마이클 샌델의 철학을 새롭게 이해하려는 사람들도 늘어났으며 다양한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필자 역시 정의란 무엇인가, 정의사회의 조건 등 마이클 샌델의 강의를 소개하는 책을 많이 접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마인드브릿지 인문학 동영상으로 통하여 '마이클 샌델의 정의와 법'이라는 동영상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마인드브릿지 어플 소개<링크>

아이패드로 보는 인문학 강의

그런데 이번 인문학 강의에서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이해하기 쉽도록 덧붙이는 강의가 아니라, 비판하는 강의였습니다. 사실 필자는 마이클 샌델의 책을 읽으면서 나름 느꼈던 것도 많았고, 약간의 감명을 받았기에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이클 샌델은 2009년 한국을 방문하여, 그 당시에도 정의란 무엇인가과 같은 내용을 책을 출판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때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이상하게도 그 다음해인 2010년에 <정의란 무엇인가>로 발간된 후부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사회의 조건(저자 고바야시 마사야)

마이클 샌델이 이야기하는 정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버드대 철학과 교수였던 존 롤스(John Rawls)의 정의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존 롤스는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내어 사회에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과 도와줌으로써 보편적 평등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즉 자유주의적 복지주의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 때에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부자의 입장에 있었던 마이클 샌델이 이 주장에 대해서 정면으로 비판을 했는데요. 이 세상에는 연고가 없이 태어날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무연고주의를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공동체주의에서 다양한 가치관의 영향을 받아 비로소 하나의 개인이 형성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때부터 마이클 샌델이 조금씩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마이클 샌델은 자유, 개인보다는 각자 태어날때부터 가지고 있는 본질을 중요시 했습니다. 공동체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지요. 그러나 어떻게 보면 이런 공동체적 가치가 자칫 폐쇄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미국에 살고 있는 수많은 이민자들에게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공동체주의를 이루기 위해서 말이죠.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9.11테러 이후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공격에 대해서 마이클 샌델은 지지를 보냈다고 하는데요. 이 사실만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공동체주의를 주장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이크 샌델

마이클 샌델은 애매한 정의를 내린다?
마이클 샌델의 기본적은 특징은 애매한 답변을 늘어놓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정의란 무엇인가 책 속에서도 여러 사례를 통하여 그가 애매한 답변을 늘어놓은 경우가 많이 있는데요. 어떤 선택이 정의인가에 대해서 명확한 확답은 주지 않은채 독자들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주제를 던져 놓고 다른 철학자들의 말을 인용하여 결론을 정확히 내리지 않은채 끝내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마이클 샌델 역시 자신이 주장하는 정의에는 정확한 답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시작하여 칸트, 제레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존 롤스에 이르기까지 고대부터 근현대 정치철학의 흐름 속에서 정의를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그리스 로마사상은 소수엘리트들의 우월 사상이며, 탁월성을 정의하고 있다고 합니다. 박홍규 교수는 샌델은 엘레트 주의가를 가지고 있다고 하며, 그의 이론을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마이클 샌델이 주장하는 자유주의, 정의는 미국에는 어느 정도 적합할 수 있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에서는 샌델의 정의가 적합한 정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박홍규 교수는 이번 강의를 통하여 샌델이 그동안 주장했던 정의에 대해서 상당한 부분 비판하고 있었는데요.

단지 우리가 하버드 대학교의 명강의라는 이유 때문에 그동안 마이클 샌델의 정의에 열광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마이클 샌델의 정의와 박홍규 교수의 비판에 대해서 누가 옳고 그르다고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없겠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가 듣고 생각해왔던 마이클 샌델의 정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에게는 선택의 자유가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지는 결국 개개인의 생각에 달려있습니다. 결론이 없는 애매한 '정의'도 마찬가지이겠죠?

마인드브릿지 어플 인문학 강의를 듣고  *마인드브릿지 어플 소개<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