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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소설

길 위의 황제 - 조선 마지막 황제 순종의 도쿄 방문기


길 위의 황제 - 조선 마지막 황제 순종의 도쿄 방문기

조선의 마지막 황제, 순종(1874~1926)의 삶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아마 그렇게 많지 않을 것입니다. 순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속의 왕처럼 화려하지도, 강인하지도, 행복해보이지도 않았던 그런 왕이었기 때문입니다.

순종은 조선의 마지막 황제로서 가장 비운한 왕이라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압력으로 퇴위한 고종황제의 뒤를 이어 황제의 자리에 오르지만, 일본의 강한 압력은 순종황제에게도 계속되었습니다. 1910년 일제는 순종에게 한일 병합 조약에 공식적으로 서명할 것을 강요합니다. 그러나 순종황제는 끝까지 조약에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시에 총리대신인 이완용이 대신 서명하면서 대한제국은 일본 제국에 합병되게 되었습니다. 일본 제국에 합병되면서 결국 조선 왕종의 치세는 끝을 맺게 되었고 순종황제 역시 왕으로 강등되어 창덕궁에 거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1926년 4월 25일 창덕궁에서 쓸쓸히 숨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순종황제는 몸이 병약한 탓에 평생 자식 하나 없었습니다. 그는 황제라는 이름으로 살아왔지만, 누구보다 쓸쓸하고 불행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런 그의 삶 때문에 황제인 자신의 신분보다는 평범한 평민의 삶을 더


소설가 박영규의 '길 위의 황제'는 이런 순종황제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1917년 일본 총독과 친일파 이완용의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도쿄 방문을 하게 되는데, 길위의 황제는 순종황제의 도쿄 방문기를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일본 천황을 알현하라는 일본의 강압에도 자신은 일본 천황을 알현할 수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던 순종은 아버지 고종에게 압력을 넣은 일본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도쿄를 방문하게 됩니다. 순종은 도쿄 방문을 하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을 한탄하고 일본의 강압에 따를 수밖에 없는 조선과 나약한 자신을 뒤돌아보게 됩니다. 단순히 순종의 도쿄 방문기가 끝이 아니라 순종황제가 어린 시절부터 겪었던 고통스러운 삶, 일본에 휘둘리는 약한 나라 조선의 황제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을 책을 통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순종황제는 어렸을 때부터 일본에 핍박받던 아버지 고종과 명성황후를 보면서 자라왔습니다. 명성황후가 일본 자객들의 칼에 죽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순종은 자신을 지켜주던 환관이 일본 군인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코앞에 보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순중이 느낀 일본이라는 나라는 너무나 강한 나라였을 것입니다. 어쩌면 어린 시절 겪은 이런 것들 때문에 순종은 마음 속으로 일본을 더 증오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넘을 수 없는 현실에 자신의 그저 나약한 황제일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의 안타까운 삶을 되짚어보면 일본이라는 나라에 우리나라 선조들의 얼마나 큰 고통을 받으며 살아왔는지 잘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선조들을 위해서라도 좀 더 강해질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길 위의 황제'를 통하여 그저 겁쟁이 나약한 조선의 마지막 황제로만 알고 있었던 순종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그는 어느 나라의 왕보다 강한 황제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